2024년 회고
2024년의 키워드는 '경험'이었다.
2023년 4월에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하며 2023년은 회사에 적응하며 보냈었고, 차츰 적응이 되기 시작했던 2024년은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해보았다.
회고를 통해 이번 연도에 경험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며 정리해보려고 한다.
우당탕탕 사이드 프로젝트
우선 2024년 1월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비사이드"라는 플랫폼을 통해 시작했다.
"비사이드"는 사이드 프로젝트 모임 플랫폼인데, 14주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들과 함께 한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를 출시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다. (다시 찾아보니 지금은 사라지고 10일 만에 끝내는 포텐데이라는 프로그램만 존재한다.)
결과부터 말하면 프로젝트는 출시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다.
기획, 디자인, 개발까지 어느 정도 완성하여 무난히 출시하여 운영하는 단계까지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바지에 프론트 개발자분들이 하차를 하게 되어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당시에는 좀 아쉬웠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얻는 것도 상당히 많았다.
우선 기획자분들이 기획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개발 외 다른 분야는 무지했던 나는 기획이라는 영역이 생각보다 고려해야 하는 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획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기획자분들에게 죄송하지만 원래 기획을 해본 적도 배워본 적도 없어서 대충 해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줄 알았다..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이번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배웠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커뮤니케이션" 영역이었다.
8명이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였지만 회의를 하면 말하는 사람은 항상 말하고, 말이 없는 사람은 의견을 물어보기 전 까지는 말을 하지 않는 상황을 빈번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지 못하고 회의를 주도하는 PM은 점점 지쳐가는 게 눈에 보였다.
초반에는 나도 "8명이니 누군가 좋은 아이디어 내주겠지"라는 아주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어 소극적이었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뒤늦게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노력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조차 부족했었던 것 같다. (죄송합니다 ㅠㅠ)
그리고 아이디어에 대한 "주인의식"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프로젝트 주제 선정 시 각자 아이디어를 제시하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아이디어로 선정되기 때문에 아쉬워도 누군가의 아이디어는 철회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내 아이디어도 노션 어딘가에..)
8명이 모두 투표를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MVP 출시를 위해 기능 산정을 하는데, 아주 안일하게도 내가 낸 아이디어가 아니니 적극적으로 기능에 대한 의견 제시를 하지 않았던 부끄러운 과거가 떠오릅니다...
결국 이러한 마인드 때문인지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본연의 목적인 "재미"와 "배움" 둘 다 놓쳤던 것 같다.
주인의식이 없으니 개발을 하면서도 재미가 없고(하라는 것만 하는 느낌), 재미가 없으니 추가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출시되지 못한 이유로 프론트 개발자가 나간 이유라고 앞부분에 서술하였지만 결국에는 이러한 나의 마인드 때문에 출시할 수 있었어도 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주인의식이 있었더라면 어떻게든 프론트쪽을 공부하여 부족한 부분만 이어서 개발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사이드 프로젝트는 출시하는 것이 성공이 아닌 과정에서 어떤 것을 배웠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 같고 이런 실패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된다.
아무튼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회사 업무에서나,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 많으니 다들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 같다.
항해
이번 연도 중 가장 값진 경험은 "항해 플러스"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아닐까 싶다.
2024년 초였나 한창 내가 하고 있는 개발에 대한 의구심과 주어진 단순한 업무만 하며 회사를 다니다 보니 정체되어 있는 느낌을 받고 있던 찰나에 "항해플러스"라는 주니어 개발자를 대상으로 멘토링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행히 그때 당시 다음 기수인 4기를 모집하고 있었다.
나는 바로 신청을 하였고 3월에 그 과정(10주)이 시작되었다.
내가 이 과정을 통해 얻고 싶었던 건 크게 2가지였다.
우선 회사 내 나와 비슷한 연차의 백엔드 개발자가 없었기 때문에, 비슷한 연차의 주니어 개발자는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떻게 개발을 하고 있는지가 너무 궁금했었다.
그리고 흔히 알려져 있는 빅테크 기업에 다니는 시니어 개발자는 어떻게 개발을 하며 그분들의 생각을 엿보고 싶었다.
2가지 만을 바라보고 갔지만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개발의 영역에서는 실무에서 경험할 수 없는 동시성 처리, 대용량 트래픽 처리를 위한 설계, 의미 있는 코드 작성 등등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항해 교육을 통해 얻은 성과로는 실무에서 개발하면서 기존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고려(e.g 동시성 발생 가능성, 인덱스 설계 등등)하며 개발을 하기 시작했다.
추가로 해당 과정에서 매주 진행되는 과제 평가를 잘 통과하여 블랙 배지라는 인증과 항해를 진행하며 한 주간 작성했던 회고글을 통해 수료식에도 회고상을 받을 수 있었다! (나름 뿌듯)
회사
항해 과정이 끝나고 나서부터는 새로운 서비스 준비 때문에 지금까지 바쁘게 업무만 하며 보내왔다.
조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퇴근해서도, 주말에도 회사 업무를 했었고 해당 기능을 배포했을 때 얻는 성취감이라는 동력으로 아직까지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비해 회사에서도 개발자로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금융이라는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도 작년보다 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회사 업무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 보자면 단순 CRUD 기능을 개발하고 유지보수 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년 말부터 시작했던 카프카 스트림즈를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처리나 LLM을 활용한 기능 개발 등등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았다.
업무를 통해 배운 LLM 활용 기술을 통해 최근에 LLM을 활용하여 혼자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배포까지 한 상황이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잠깐 홍보하자면 실제로 기업의 기술 블로그를 많이 보며 참고하는 편인데, 매번 각 기업의 기술 블로그를 들어가 원하는 키워드의 글을 찾는 것이 불편하여 각 기업의 기술 블로그글들을 모아 제공해 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되었다.
Tech-hive
아무튼 내년에 현재 회사에서 개발 중인 서비스 론칭을 하는데, 이번 서비스는 개발 초기부터 참여하였기 때문에 담당한 기능이 많아 서비스 론칭이 기대가 되기도 하고 실 서비스 환경에서 발생할 버그를 생각하면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개발 환경에서도 종종 발생하는 버그를 처리하며..)
개발 외적으로는 짧게 회고하면 아주 작게 투자를 하기 시작했고(약간의 경제 공부), 운동을 올 초부터 8월까지 열심히 하다 업무로 바쁘다는 핑계 삼아 잠시(?) 멈추게 되었다.
경제 공부를 한다고 책을 읽는다거나 하지는 않고 출퇴근시간에 유튜브(슈카)를 보면서 몰랐던 것들을 공부하고 있다.
2024년은 경험하며 무언가 배우는 것에 집중했던 1년을 보냈던 것 같다.
2025년은 배운 것들을 활용하여 나의 가치를 올리고 성장하는데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낼 예정이다!